스웨덴 연구진, ‘투명 나무’ 상용화 성큼

– KTH 연구팀, 목재의 미세구조 보존하며 투명화 성공 – 유리보다 질기고 단열 효과 뛰어나… ‘스마트 윈도우’ 등 응용 기대
나무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건축 자재 중 하나다. 하지만 이제 나무를 통해 밖을 내다보는 시대가 머지않은 듯하다. 최근 스웨덴 KTH 왕립공과대학교의 바이오복합재료(Biocomposites) 연구팀이 기존 목재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유리처럼 투명한 ‘투명 나무(Transparent Wood)’ 연구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 ‘리그닌’ 제거하고 투명 폴리머 채워… 물리적 강도는 더 높아져
KTH 연구팀이 개발 중인 투명 나무는 단순히 나무를 얇게 깎는 방식이 아니다. 핵심 기술은 목재 특유의 미세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빛을 흡수하는 성분인 ‘리그닌(Lignin)’을 화학적으로 제거하는 데 있다.
리그닌이 제거된 목재 내부의 미세한 빈 공간(루멘)에 유리와 굴절률이 비슷한 투명 폴리머를 주입하면, 나무는 마법처럼 투명하게 변한다. 이렇게 탄생한 투명 나무는 기존 목재보다 기계적 강도가 오히려 더 세진다. 내부를 채운 폴리머가 섬유 사이의 응력 전달을 돕고 구조적 움직임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 단순한 투명을 넘어 ‘기능성 소재’로 진화
KTH의 연구는 단순히 ‘투명하게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연구팀은 이 소재를 활용한 다양한 응용 분야를 제시하며 미래 건축 및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스마트 윈도우’와 ‘열 저장 장치’다. 투명 나무는 유리에 비해 열전도율이 낮아 단열 성능이 뛰어나다. 연구팀은 여기에 상변화 물질(PCM)을 결합해 낮에는 열을 흡수하고 밤에는 열을 방출하는 에너지 효율적인 건축 자재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자외선(UV)을 이용한 고속 공정, 나노 입자를 활용한 구조색 구현, 태양전지용 기판 등 광학적 기능을 극대화하는 연구도 병행 중이다. 특히 최근 연구에서는 100% 바이오 기반의 투명 복합재를 구현하며 친환경성까지 확보했다.
■ 유리 대체할 차세대 친환경 건축 자재 기대
투명 나무는 유리처럼 깨지기 쉽지 않고, 플라스틱보다 친환경적이며, 일반 나무보다 다재다능하다는 점에서 차세대 ‘슈퍼 소재’로 꼽힌다. 유럽연구위원회(ERC)의 지원을 받는 이 프로젝트는 현재 실용화를 위한 대면적화 및 공정 효율화 단계에 들어서 있다.
KTH 연구팀은 “투명 나무는 지속 가능한 바이오 기반 소재이면서도 뛰어난 광학적, 기계적 성능을 동시에 제공한다”며 “스마트 빌딩의 창문이나 외장재는 물론, 빛을 투과시켜야 하는 다양한 산업 디자인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 건축의 상징인 ‘유리’를 대신해 나무가 도심 빌딩의 외벽을 투명하게 장식할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