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입주 물량 20% 감소와 중동 정세 불안으로 가구업계의 성수기 공식이 깨진 가운데, 기업들은 대규모 할인전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전통적인 가구업계의 대목인 3월이 돌아왔으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올해 전국 입주 예정 물량이 전년 대비 약 20.15% 급감한 19만 8,583가구에 그치며 ‘이사철 특수’가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신규 입주 감소는 리모델링 수요 위축으로 직결되어 가구업계 실적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1인 가구의 급증과 학령인구 감소가 이러한 ‘계절성 실종’ 현상을 가속화한 것으로 분석한다. 과거 봄·가을에 집중됐던 이사 수요가 연중 고르게 분산되면서 가구 교체 공식이 무너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잦은 부동산 정책 변화와 주거 형태의 다변화가 성수기 특수 효과를 희석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수요 위축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 환경도 녹록지 않다. 특히 현대리바트의 경우,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이 신규 수주 및 프로젝트 진행에 커다란 변수로 부상했다. 최근 미국의 이란 침공 등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공들여 추진해온 해외 가설 현장 수주와 B2B 프로젝트가 ‘불투명성’의 늪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전쟁이라는 불가항력적 요소가 자재 및 인력 수급 차질로 이어져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발주 환경의 악화는 곧 수주 기대감 하락으로 연결되어, 국내 가구사들의 중장기적 수익성 개선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가구사들은 대규모 할인 행사를 통해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한샘은 상반기 최대 규모인 ‘쌤페스타’를 통해 1,500여 종의 상품을 파격적인 가격에 선보이고 있으며, 현대리바트 역시 ‘리듬페스타’를 통해 구매 금액별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소비 심리 자극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향후 가구업계는 이사 주기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모델에서 벗어나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으로의 체질 개선에 집중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수기 특수가 과거만 못하지만, 여전히 연간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단순히 가구를 파는 것을 넘어 주거 공간의 가치를 제안하는 ‘공간 솔루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