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갑고 단단한 유리를 흐르는 천처럼 시각화하여 고정관념을 깬 전 세계 혁신적 ‘커튼월’ 건축 사례 7선 소개
유리 건축이 정형화된 직사각형 박스 형태에서 벗어나 부드러운 곡선과 입체감을 강조하는 ‘유동적 미학’으로 진화하고 있다. 브리즈번의 글래스하우스 극장은 1층 로비를 물결치는 유리로 감싸 거리의 행인들이 내부를 조망할 수 있는 ‘공공 극장’으로 탈바꿈시켰다. 파리의 라 사마리텐 백화점 역시 SANAA의 설계를 통해 역사적 건물들 사이에서 부드러운 리듬감을 선사하며 도시 경관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다.
도쿄의 티파니앤코와 루이비통 플래그십 스토어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색채와 질감을 유리 파사드에 투영했다. 준 아오키는 티파니의 푸른빛과 루이비통의 진주빛 마감을 통해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천이나 물결 같은 시각적 환영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시도는 예일대학교의 혁신사고센터에서도 나타나는데, 육중한 브루탈리즘 건물들 사이에서 6.7미터 높이의 유리 패널과 내부 커튼을 결합해 낮에는 카멜레온처럼 주변을 투영하고 밤에는 스스로 빛나는 ‘도시의 등대’ 역할을 수행한다.
상하이의 엑스포 문화 공원 온실과 뉴욕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심미성을 넘어 기능적 완성도를 추구한다. 폐철소 부지에 유기적으로 피어난 온실 구조는 과거 산업 유산과 대비되는 ‘바이오필릭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주며, 노드스트롬의 곡선형 입면은 내부에 설치된 사슬 갑옷 형태의 차양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는 유리 파사드가 단순히 보기 좋은 장식에 그치지 않고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고기능성 외피’로 발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건축 디자인이 소재의 물성을 재해석해 고정관념을 깨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전망한다. 차갑고 단단한 유리를 천처럼 부드럽게 표현하는 기술력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도심의 삭막함을 상쇄하는 ‘시각적 휴식처’를 제공한다. 특히 인공지능(AI) 기반의 구조 설계와 3D 유리 가공 기술의 발전은 더욱 복잡하고 아름다운 커튼 형태의 건축물을 전 세계 곳곳에 탄생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 https://www.dezeen.com/2026/03/21/undulating-glass-facades/